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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일시네마 7월] ‘부일시네마’로 스크린 오른 명작…“극장에서 보니 더 감동”

2024.07.31

 

영화를 사랑하는 <부산일보> 독자를 극장으로 초대하는 ‘BNK부산은행과 함께하는 부일시네마’(이하 부일시네마) 세 번째 상영회가 관객의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지난 30일 오후 7시, 부산 중구 신창동 ‘모퉁이극장’에 모여든 약 50명의 관객이 영화 ‘코다’(2021)를 단체 관람했다.

‘코다’는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10대 소녀가 음악과 사랑에 빠지면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감동적인 드라마 영화다. 2022년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 등 3관왕을 차지했지만, 국내 개봉 당시 인지도 부족으로 8만 여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친 숨은 명작이다.

영화 제목인 코다(Children Of Deaf Adult)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뜻한다. 주인공인 ‘루비’(에밀리아 존스)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농인 부모를 청인들의 세상과 연결하는 존재다. 짝사랑하는 ‘마일스’(퍼디아 월시-필로)를 따라 합창단에 들어간 루비는 노래하면서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다. 

 

 

잠재력을 알아본 합창단 선생님의 도움으로 루비는 버클리 음대 오디션 기회까지 얻는다. 그러나 꿈을 향해 달려갈수록 루비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가족과 멀어지게 되고, 꿈과 가족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영화는 촘촘히 각색한 시나리오에 꿈을 향한 열정과 성장, 가족애, 장애를 향한 편견과 극복이라는 주제를 담아내 진한 감동을 남긴다. 이날 모퉁이극장 객석에서도 극의 흐름에 따라 때로는 웃음소리가, 때로는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들렸다.

션 헤이더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음악도 인상적이다.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2016)의 음악 감독 마리우스 드 브리스와 음악 프로듀서 닉 백스터가 제작에 참여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은 한동안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맴돈다. 

 

 

이날 영화 상영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인 ‘커뮤니티 시네마’가 잠시 진행됐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정미 프로그래머가 ‘코다’의 관람 포인트와 의미를 소개하고 관객 간 자연스러운 소통을 유도했다.

정 프로그래머는 "이 작품은 2021년 제37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됐는데, 굉장히 이례적으로 4개 부문을 휩쓸었다”며 "이 영화의 이야기는 정말 보편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 노부모를 봉양하는 자녀들은 이 영화가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프로그래머는 이어 "‘부일시네마’ 모토는 모두의 감상을 들어보는 것”이라며 관객들끼리 감상평을 공유하도록 했다. 이에 관객들은 각자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 자기만의 해석이나 배경을 이야기하며 소통했다. 관객들은 하나 같이 "기대했던 것보다 감동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객은 “원작 소설인 ‘수화, 소리, 사랑해!’를 처음 영화화한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2014)를 극장에서 본 적이 있다. 사실 그 작품은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각색이 잘 되어서 그런지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등생 딸과 함께 극장을 찾은 어머니는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는데, 주인공처럼 ‘너의 꿈을 찾아가라’고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클라이맥스 장면에선 계속 눈물이 났다.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극장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공동 경험’이 주는 감흥을 새삼스레 느꼈다며 감사를 표하는 관객도 있었다. “다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이미 ‘코다’를 봤다”고 밝힌 한 관객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혼자 ‘양들의 침묵’(1991)을 봤을 땐 별로 무섭지 않았는데, 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보면서 반응을 공유하니 더 무서웠다고 하지 않았나. 저도 다른 관객들이 훌쩍이는 소리가 들릴 때 더 감정이 와닿았다. ‘이것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이유구나’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코다’가 좋은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어서 OTT에서 보일 때마다 ‘봐야지’ 하고 생각은 했는데, 신작들만 보느라 바빠서 결국 보지 않았던 걸 다행으로 여긴다”면서 “극장에서 보기 정말 잘했다. 감명 깊게 봤다”고 말했다.

이날 ‘부일시네마’는 깜짝 이벤트로 커뮤니티 시네마에 참여한 관객들에 한해 ‘코다’ 오리지널 포스터나 엽서를 기념품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한편, 부일시네마는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오후 7시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부산닷컴 문화 이벤트 공간인 ‘해피존플러스’(hzplus.busan.com)를 통해 이벤트 참여를 신청하면 매달 추첨을 통해 영화관람권(1인 2매)을 증정한다. 다음 이벤트 응모 기간은 오는 8월 5일부터 21일까지이며, 당첨자는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8월 상영작은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올랐던 ‘로봇드림’(2024)이다. 제25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 관객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아무 대사 없이 극이 진행되는데도 감동을 선사하는 묘한 힘이 있다.

이어 9월부터 연말까지 영국 원로배우 빌 나이의 명품 연기가 돋보이는 ‘리빙: 어떤 인생’(2003),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는 ‘말없는 소녀’(2023), 자연 환경을 주제로 삼은 ‘위대한 작은 농장’(2023), 오스카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따뜻한 드라마 영화 ‘바튼 아카데미’가 매월 상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