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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게 아름다운 영화였다”…부일시네마로 감상한 ‘오키쿠와 세계’

2025.08.13

영화 ‘오키쿠와 세계’ 포스터.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 ‘오키쿠와 세계’ 포스터.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를 사랑하는 <부산일보> 독자를 극장으로 초대하는 ‘BNK부산은행과 함께하는 부일시네마’(이하 부일시네마) 시즌2 세 번째 상영회가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29일 오후 7시 부산 중구 신창동 ‘모퉁이극장(70석 규모)’에 모인 관객 60여 명은 일본 정통 영화잡지 ‘키네마준보’에서 ‘2023년 최고의 일본 영화’로 선정한 작품인 ‘오키쿠와 세계’를 관람했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이 만든 ‘오키쿠와 세계’는 19세기 에도 시대(1603~1868) 말기가 배경이다. 빈민가에 사는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의 외동딸 오키쿠(쿠로키 하루), 공동주택을 돌며 세입자들의 인분을 사고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 야스케(이케마쓰 소스케)와 츄지(간 이치로)가 주인공이다.

영화 ‘오키쿠와 세계’ 속 한 장면.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 ‘오키쿠와 세계’ 속 한 장면.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의 독특한 점은 세 청춘의 우정과 로맨스에 분뇨라는 소재를 녹여냈다는 점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분뇨와 연관되어 있다. 자막에서 ‘똥’이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는 신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 이를 활용한 유머 포인트도 타율이 좋다. 4 대 3 흑백 화면 덕에 거부감은 덜하고, 에도 시대 분위기도 살아난다.

분뇨는 순환을 상징한다. 농업 사회에서 분뇨는 비료로 쓰이는 소중한 자원이다. 비료 덕에 비옥해진 땅에서 농작물이 나고, 사람이 먹은 농작물은 소화돼 다시 분뇨가 된다. 이러한 자생과 순환은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생각을 자극한다. 애초 ‘오키쿠와 세계’는 일본 영화계와 자연과학 연구진이 손잡고 자연과 환경에 대한 고민을 영화에 담아내는 ‘좋은 날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다.

영화 ‘오키쿠와 세계’ 속 한 장면.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 ‘오키쿠와 세계’ 속 한 장면.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는 '자연과 환경'이라는 메시지 전달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세 주인공의 순진무구함이 핵심 관람 포인트다. 절에서 글을 가르치는 오키쿠는 어느 날 결투에 휘말려 아버지를 여의고 목소리까지 잃는다. 그를 사랑하는 츄지는 하층민 중의 하층민이다. 글도 쓸 줄 모른다. 제각기 결점 있는 인물들이 더러운 분뇨와 뒹굴면서도 수줍게 사랑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순수함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오키쿠의 호연도 인상적이다.

영화는 에도 시대 당시에는 생소했을 ‘세계’라는 표현도 주목한다. 극 중 인물이 설명하는 세계 역시 순환과 재생에 역점을 두고 있다.

영화 상영 뒤 감상을 공유하는 시간인 ‘커뮤니티 시네마’가 진행됐다. ‘씨네클럽 시침’ 운영위원이자 통번역가인 샤페 살로메가 모더레이터로 나섰다.

29일 통번역가 샤페 살로메가 모더레이터로서 관객과 대화하고 있다. 모퉁이극장 제공
29일 통번역가 샤페 살로메가 모더레이터로서 관객과 대화하고 있다. 모퉁이극장 제공


살로메가 자연스레 소통을 유도하자 관객들은 제각기 소감을 공유했다. 한 관객은 “여성 주인공이 감정 연기를 잘 펼쳐서 즐겁게 보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관객들의 감상평.

“극에 등장하는 스님이 '세계'를 설명한 대사가 인상 깊었다. ‘더럽게 아름다운 영화’라는 평을 봤는데, 정말 더럽게 아름다운 영화였다.”

“등장 인물들이 하층민 중의 하층민인데, 없어서는 안 되는 직업인 것 같다. 주인공들이 하찮게 여겨지고 무시 당하는 장면을 볼 때 ‘우리도 저렇게 누군가를 무시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쾌하면서도 발랄한 음악이 참 좋았다. 또 오키쿠가 츄지에게 순수하게 다가갈 때 내 마음도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부산일보의 부일시네마 소개를 보고 처음 신청해 관람했다. 영화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같은 불교 교훈이 담긴 게 아닐까 싶다. 세상은 돌고 돈다는 의미를 담은 것 같다.”

“신분 차를 극복해 사랑하는 남녀의 순수한 표정과 연기가 좋았고, 인물들이 표현하는 다양한 세계관이 다양한 생각을 자극하는 시간이었다.”

모더레이터 살로메는 “계급과 장애를 뛰어넘는 사랑이 인상 깊었다. 우리 모두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고 감상평을 정리했다.

커뮤니티 시네마가 마무리된 뒤 모퉁이극장은 소감을 밝힌 관객에서 7명을 선정해 랜덤 영화 포스터를 증정했다.

부일시네마는 부산닷컴(busan.com) 문화 이벤트 공간인 ‘해피존플러스’(hzplus.busan.com)에서 관람을 신청한다. 참가자를 추첨해 입장권(1인 2장)을 준다.

오는 8월 상영작은 지난해 평단이 주목한 한국 독립영화인 ‘딸에 대하여’(202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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